8~12일 영국 반부패학회 다녀와
“후보인선 파행 겪는데 부적절” 지적
金, 공수처 무용론에 “역사가 평가”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사진)이 퇴임을 앞두고 휴가를 낸 뒤 해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공수처장 후보 인선이 늦어져 처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처장은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휴가를 내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반부패학회에 참석했다. 김 처장은 지난해에도 이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공수처 안팎에서는 “퇴임 직전이라도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기관장이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최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차기 처장 후보를 추천하지 못하고 파행돼 공수처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리를 비운 것은 신중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처장이 영국을 다녀오는 사이 공수처와 검찰의 갈등이 노출돼 부패 사건이 붕 뜨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수처가 검찰로 보낸 감사원 3급 공무원의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공수처로 돌려보냈는데, 공수처가 “법률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며 접수를 거부한 것이다.
공수처 측은 김 처장이 학회에서 해외 반부패 수사기관장들과 교류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출장이 아닌 휴가를 내고 비용을 자비로 충당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일보는 김 처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한편 19일 퇴임하는 김 처장은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수처 무용론’ 등 비판 여론에 대해 “오해가 많다. 나중에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처장이 이끈 ‘1기 공수처’는 직접 기소한 사건 3건 중 현재까지 유죄 판결을 받아낸 사례가 없고, 공수처가 직접 청구한 구속영장 5건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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