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방학맞이 체험 행사
사육사와 남미 동물 등 직접 관찰
시, 생태탐방-무료 역사 전시 등
89개 여가 프로그램 마련해 운영
“이렇게 동물 친구들이 야생에서 하던 활동을 동물원에서도 할 수 있게 해주는 걸 ‘행동 풍부화’라고 해요.”
12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 있는 ‘남미관’. 방학을 맞아 이곳에 모인 초등학생 22명이 장철순 사육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장 사육사는 천장에 설치된 줄에 거꾸로 매달려 바나나 잎을 뜯어 먹고 있는 ‘두발가락 나무늘보’를 가리키며 “나무늘보는 갈고리처럼 생긴 발톱을 나뭇가지에 걸고 매달려 거의 하루 종일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며 “이동이 적은 만큼 열량이 낮은 바나나 잎 등을 먹고 살기 때문에 야생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과일 모빌 만들어 토코투칸 먹이로
서울 시내 초중고교의 겨울방학 기간을 맞아 현장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울시 프로그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서울대공원의 ‘사육사와 함께 떠나는 따뜻한 남미여행’은 초등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두발가락 나무늘보나 바다악어, 노랑아나콘다 등 남미의 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동물들을 사육사의 설명과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다.
최저기온이 영하를 밑돌았던 12일 남미관 안으로 들어서자 영상 20도 안팎의 따뜻한 기온이 느껴졌다. 장 사육사는 “남미의 생활 환경과 비슷하도록 여름철엔 영상 28도, 겨울철엔 23도를 유지하도록 히터와 보일러를 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2시간가량 학생들은 포유류 중 이빨이 빈약하고 앞발 발가락이 발달한 빈치목에 속하는 ‘여섯띠아르마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설치류인 ‘카피바라’ 등 아마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동물 7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학생들은 “바다악어는 일주일에 고기를 몇 번이나 먹나요?” “나무늘보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일은 없나요?” 등 질문을 쏟아냈다.
체험활동 시간이 되자 학생들의 목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이들은 생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빠지거나 벗겨진 나무늘보의 발톱이나 아나콘다의 허물, 바다악어의 이빨 등을 직접 만져봤다. 폐소방호스를 재활용해 행동 풍부화 장난감용 해먹도 만들었다. 학생들이 사과, 오이, 당근 등을 스테인리스 꼬치에 꽂아 만든 과일 모빌을 딱따구리목의 토코투칸이 집어 먹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교 4학년 이유빈 양(9)은“처음 보는 동물들이 많아 신기했다”며 “멸종위기종에 대한 사육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환경 보호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은 학부모 김은정 씨(40)는 “방학 기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에 알게 된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프로그램도 신청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곤충 탐사교실 등 프로그램도
서울시는 다음 달까지 겨울방학 생태탐방·교과 탐구 프로그램과 별 관측 체험 등 89개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경의선숲길공원 등에서는 생태체험과 별자리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숲, 매헌시민의숲, 서울식물원 등에서는 ‘곤충 탐사교실’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모두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yeyak.seoul.go.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무료 역사전시관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영화 ‘노량’의 인기에 힘입어 ‘세종·충무공이야기’ 전시관에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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