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저녁 늦게 부대에 복귀하는 군인에게 음식값을 받지 않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경기 가평군에서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A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 씨는 “눈이 펑펑 내리던 날이었다”며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돼서 정리 중인데 군복을 입은 앳된 군인이 혼자 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망설이다가 들어온 게 눈에 보였다”며 “이등병이던데 휴가 갔다가 복귀하던 중 밥시간을 놓친 모양이었다. 오후 8시가 다 됐는데 여긴 늦게까지 하는 식당도 없고 편의점도 없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군인에게 앉으라고 한 뒤 알과 곤이, 두부와 콩나물을 듬뿍 넣고 끓인 찌개를 내줬다. 그는 “탕은 2인분이라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 1인 메뉴가 없어서 평소 딸아이가 좋아해 딸에게만 해주는 특별식을 내줬다”며 “라면 사리에 공깃밥 두 개를 탁자에 두며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군인은 배가 고팠는지 밥 두 그릇을 뚝딱하고 알이랑 곤이, 라면 사리 등도 잘 먹었다고 한다. 이어 식사를 마치고 “귀대 시간이 촉박해서 남겼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음식값을 계산하려 했다.
이에 A 씨는 “메뉴에 없어서 돈을 받을 수 없다”며 음식값을 받지 않았다. 그러면서 “눈 오는데 조심해서 귀대하라”며 군인을 배웅했다. 군인은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식당 밖을 나섰다.
A 씨는 “(군인이) 한사코 계산하려 했지만 저는 ‘내 자식이 배고프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다리를 다쳤는지 눈길을 절룩대며 걷는 뒷모습도 안쓰러웠다. 눈 오는 날 장사는 잘 안됐지만 푸근한 마음으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타지에서 군 생활 적응하기 힘들 텐데 이등병에게 사장님 가게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장사하며 인상 쓸 일이 많은데 배려하며 살아가야겠다” “군대 간 아들이 있어서 마음이 찡하다.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