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550억 원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해 초호화 생활을 해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22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 자금세탁 총책 A 씨(42)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으로 도피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B 씨(35)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8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B 씨 조직의 범죄수익 550억 원을 자금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2017년 2월경부터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국내 조직원 등과 16개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그는 도박개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2019년 5월 해외로 도피한 후 베네수엘라 국적을 취득해 사이트 운영을 지속해 왔다.
국내 자금관리책 등은 해외 도피 중인 B 씨의 지시에 따라 1일 인출 한도 600만 원인 대포통장 100개로, 매일 6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자금세탁책들에 전달했다.
A 씨는 140억 원으로 타이어 회사와 타이어를 구매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차명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164억 원에 매입해 빌딩을 지었다. 3차례 해운대 아파트 구입·판매를 반복하며 27억 원의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83억 원으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도 자금을 세탁했다.
또 40억 원 상당의 초고급 슈퍼카 ‘부가티 시론’과 시가 3억∼6억 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 ‘리차드밀’ 등을 사는 등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해왔다.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 백남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이우환 작가 등의 미술품을 사들이고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가방도 샀다.
B 씨 가족은 범죄수익을 세탁한 돈으로 산 17억 원 상당의 해운대 아파트에서 살았다.
이 조직에서 자금인출책으로 일한 조직원 C 씨(32)의 부친이자 어업 종사자인 D 씨(60)는 140억 원을 현금으로 받아 지인 등 명의로 어선 및 부동산을 사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으로 A 씨 주거지 등에서 초고급 슈퍼카, 고가 미술품 등을 압수했다. 그의 주거지에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5만 원권 다발 더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은 550억 원의 범죄 수익 중 97%인 535억 원 상당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추징보전 했다.
김보성 부장검사는 “해외 도피 중인 B 씨의 소재와 추가 범죄 수익에 대해 계속 수사해 범죄로는 어떠한 이익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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