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IB교육’, 대입에서도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4일 03시 00분


프로그램 이수 후 창의력 등 향상
수험생들 수시전형서 좋은 성적
시교육청, 보급률 30%로 늘릴 계획

지난해 11월 대구 달서구 신당동 대구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의 한 과정인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11월 대구 달서구 신당동 대구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의 한 과정인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이 공교육 혁신 해법으로 도입한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이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토론과 자기 주도 학습 중심의 IB 교육이 현행 대학입시 제도와 상충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이를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IB 디플로마 프로그램(DP)을 이수한 경북대 사대부고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IB DP는 16∼19세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IB DP 시험을 치러 점수를 받으면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5000여 개 대학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IB DP 시험은 45점 만점으로 24점 이상을 받으면 이수 자격을 주고, 38점 이상을 취득하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할 수 있으며 아시아권 이공계 명문대학인 홍콩과학기술대에는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사대부고에서는 고3 학생 30명이 시험을 치렀다. 이 가운데 38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은 학생은 5명이나 나왔다. 응시생 30명 가운데 8명은 대입 수시전형을 통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연구중심대학에 합격했다. 22명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에 합격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IB DP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한 것은 아니지만 IB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과정에서 얻은 창의력과 자기 주도 학습력을 바탕으로 수시전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IB DP를 도입한 대구외국어고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대구외고에서는 고3 학생 17명이 IB DP에 응시해 16명이 24점 이상을 받아 이수 자격을 얻었다. 이들 가운데 11명이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이화여대 등에 합격했으며 4명은 호주 그리피스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등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혜정 대구외고 교장은 “IB 교육의 큰 목표인 ‘도전하는 자세’를 익힌 덕분에 좋은 성과를 자랑스럽게 구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2018년부터 IB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 7월 IB 본부와 협력각서를 체결한 뒤 현재까지 지역 내 468개 초중고교 가운데 97개 학교가 IB 교육을 도입한 상태다. 대구시교육청은 2026년까지 보급률을 전체 학교의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해 3월에는 IB 관련 국제 학술대회인 아시아태평양 권역별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의 IB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금도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방문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IB 교육이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으로 확산해 학교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1968년 개발했다. 핵심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자기주도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으로 초중고교와 직업교육 과정으로 나뉘어 있다.


#대구#ib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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