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립 유·초등교사 명퇴 3년간 ‘최대’…교장 5년새 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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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24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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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다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올해 2월 명예퇴직하는 서울의 공립 유·초등교사가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직인 교장의 명예퇴직은 5년 새 7배로 크게 늘었다.

24일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명예퇴직 예정인 관내 공립 유·초등교사는 489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440명에 비해 10% 증가했다.

재작년 2월 408명보다는 17% 증가했으며 최근 3년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7월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으로 촉발한 ‘교권 침해’ 논란이 계속되면서 이같은 증가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교권보호법을 내세우며 무너진 교권 회복에 힘쓰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이탈 움직임은 가속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관리직인 교장의 명예퇴직 규모도 크게 늘었다. 2월 명예퇴직하는 교원 중 유·초등 교장은 20명으로 5년 전 3명이었던 것에 비해 약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 시기에도 증가세는 이어졌으며 △2020년 9명 △2021년 13명 △2022년 17명으로 명퇴 교장 인원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엔 23명이 명예퇴직했다.

일선 교사뿐 아니라 교장의 명예퇴직이 증가한 데엔 연금 축소와 과도한 책임 부담 등 여러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초등 교사뿐 아니라 중등교사를 합쳐 명예퇴직 예정인 전체 공립 교원은 전체 947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87명 대비 60명(6%) 많고, 재작년 872명과 비교했을 땐 75명(8%) 증가한 것으로 지난 3년 중 가장 많았다.

사립 중등교사까지 합친 전체 명예퇴직 교원 규모는 1160명으로 지난해 1145명보다 15명 증가했다.

중학교 교장의 명예퇴직 인원도 늘었다, 공립 유?초등 교장과 중등 교장의 명예퇴직 인원은 올해 총 32명으로 지난 5년간 가장 많았다.

임기를 채우지 않고 퇴직하는 교사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현장에선 무너진 교권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란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초등교사 임모씨는 “최근에는 주변 젊은 교사들이 퇴직을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다른 지방에선 명예퇴직 신청자가 너무 많아 교육청에서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교장·교감선생님들은 퇴직을 늦게할 수록 오히려 연금이 더 적어진다고 판단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은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업무 책임에 비해 처우는 낮아지고, 교권은 계속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결과”라며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교장과 교사들이 현장에서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명퇴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3년 간 명예퇴직 초등교사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며 올해 명퇴를 신청한 교원의 경우 교육청의 예산 상황이 가능한 만큼 신청을 모두 수리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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