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하자는 말에 화가 나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여고생이 소년법상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는 25일 오후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양(18)에게 소년법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회복이 되지 않는다. 남겨진 유족은 피해자를 만날 수 없다는 피해를 입었다”면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가 특별히 친밀한 시절이 있었지만 범행 전부터 피해자는 피고인과 더 이상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았고 벗어나려는 노력을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았고 범행 후 태도도 매우 나쁘며 좋지 않다”면서 “자신과 피해자의 대화를 숨기기 위해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의 언니에게 피해자인 척 연락했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전화기기를 숨기려고 하는 등의 시도를 했다. 유리한 점을 고려해도 엄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A 양은 지난해 7월12일 오후 12시경 대전 서구 월평동에 있는 친구 B 양의 아파트를 찾아가 집에서 B 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양이 숨지자 A 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포기했고 같은 날 오후 1시20분경 경찰에 자수했다. A 양은 112에 전화해 “만 17세이고 고등학교 3학년인데 살인하면 5년 받느냐. 사람 죽이면 아르바이트도 잘 못하고 사느냐. 자백하면 감형되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1학년 때 서로 알게 됐고 2학년 시절부터 같은 반을 거치며 상당히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A 양이 B 양에게 점차 폭언과 폭력을 일삼으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고, A 양은 학교폭력 대책위에 회부됐다.
2022년 7월에는 반 분리 조치까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3월부터 A 양이 연락해 둘은 다시 만나게 됐다. A 양은 학폭위 개최 경위를 묻겠다며 B 양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다시 괴롭힘이 이어지자 B 양은 절교를 선언했고, A 양이 B 양의 물건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대화 도중 다툼이 생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물건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2주 전부터는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고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며 A 양에게 소년범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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