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5일 서울 시내에서 미성년자인 피의자로부터 습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 의원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봉합을 마친 뒤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주치의는 전했다. 여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습격 사건 이후 약 3주 만에 또다시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하자 “폭력범죄는 근절돼야 한다” “어떠한 정치테러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18분경 서울 강남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피의자의 공격을 받았다. 배 의원 측에 따르면 피의자는 배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고 물은 뒤 둔기로 후부두 쪽을 가격했다. 배 의원은 둔기로 가격당한 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크에 모자까지 눌러쓴 피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피의자는 범행 약 42분 전부터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앞에서 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경찰서는 검거한 피의자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피의자는 중학교 2학년생으로 확인됐다. 강남서 관계자는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관련 규정에 따라 수사사항과 신상정보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이송된 뒤 상처를 봉합했다. 배 의원의 주치의인 순천향대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는 “1㎝ 정도의 두피 열상이 있었다”며 “스테이플러로 2번 봉합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배 의원의 상태에 대해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혹시 모를 상황도 생각할 수 있어서 추가적인 검사를 해서 출혈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현재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배 의원 습격 사건 이후 여야에서는 정치 테러를 규탄하는 논평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 사회에서 폭력 범죄는 근절돼야 한다”며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대처를 촉구한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온다”며 “어떠한 정치테러도 용납해선 안됩니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올렸다.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범인이 배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민주당은 정치 테러의 확산을 막고 혐오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과 미래대연합 등 신당에서는 혐오 정치 단절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김영호 대변인은 “강력한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치가 더이상 사회적 증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정치권 전체가 힘을 모을 때”라고 했다. 미래대연합 이원욱 공동대표는 “혐오 정치가 문제”라며 “국회는 여야 모두 혐오정치 단절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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