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전직 구청장이었던 점을 내세워 사업 투자를 미끼로 20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150억 원을 받아 챙긴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그는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으로 사치 생활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의 한 전직 구청장 딸인 40대 A 씨가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201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구청장을 지낸 아버지 이름을 팔아 공병 세척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주겠다며 20명으로부터 투자금 1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실제로 공병 세척사업을 운영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고교 동창, SNS 친구, 또래 학부모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사기를 쳤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A 씨가 사기를 쳐 얻은 돈으로 명품을 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은 “A 씨는 1억 원이 넘는 포르쉐, 다이아몬드가 박힌 1억짜리 시계, 에르메스 가방, 샤넬 가방, 요트 여행 등 사치스러운 일상을 SNS에서 자랑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상 이상의 사치를 했다. 옷 방에 한 벌 당 3000만원이 넘는 모피코트 3벌이 걸린 것도 봤다”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명품을 휘감고 갔다. 상상할 수 없는 명품들이었다. 너무 대단해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명품 가방이 넘쳐서 집에 뒹굴었다”고 덧붙였다.
또 A 씨는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하와이로 어학연수를 보냈다고 한다. 한 피해자는 “애 방학 때마다 해외 캠프, 미국 캠프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부자들을 만나 리플리 증후군처럼 자기가 만들어 놓은 세계가 진짜인 거라고 착각하면서 살기 시작하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한 달 숙박료와 체류비, 비행기 표까지 하면 한 달에 4000만 원 깨진 거 같다”라는 A 씨의 문자 메시지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사치 생활을 하던 A 씨는 피해자들의 돈을 돌려 막다가 결국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명품을 헐값에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피해자는 “A 씨에게 속은 피해자들은 전부 여성이며 기혼자의 경우 가정이 파탄 났다. 사기를 넘어 가정파괴범”이라며 분노했다.
한편, 사건반장 측은 A 씨의 아버지인 전직 구청장에 연락했으나 “다시 연락 주겠다”며 끊은 후 연락을 피했고, 국립대 교수라고 알려진 남편은 “내 본가도 (투자했다가) 많은 피해를 봤다. 이혼 소송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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