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 A군이 먼지와 각종 쓰레기로 가득한 지하 보일러실에 들어가 ‘자겠다’며 드러눕는 등 평소 돌발 행동을 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웃은 A군의 부모에게 돌발 행동을 자제시켜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군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 주민들은 “A군이 종종 돌발행동으로 시선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지하 보일러실에서 드러누웠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측 관계자는 “지하 보일러실에는 먼지와 쓰레기가 가득한데 그곳에 누워 의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군은 평소에도 마스크와 비니(니트 모자)를 쓰고 눈만 겨우 드러날 정도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아무도 없는 경비원 사무실에 함부로 들어가 서랍 속 물건을 헤집기도 했다는 이웃의 증언도 있다.
다만 주민들은 A군의 부모에 대해 “순수하고 (마음씨가) 좋은 분들”이라고 전했다. A군의 아버지는 “저희가 아이를 잘 타이르겠다”며 주변에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A군이 전날 배 의원을 습격한 학생이라는 사실에 주민 대부분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B씨는 “청담동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들어서 그 근방에 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동네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B씨는 ‘평소 주민들끼리 자주 교류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잘 모르겠다”며 “이사 왔다고 따로 인사를 오는 경우도 요샌 별로 없다”고 했다.
다른 주민 C씨는 “어젯밤 10시30분쯤에 학원에 간 아이를 데려오면서 집 앞에 경찰차가 있는 것을 봤다”며 “경찰이 통화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배 의원 사건을 언급해서 관련이 있나 보다고 짐작했다”고 했다.
A군은 인근 중학교를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군과 같은 학교 부회장을 자처한 학생은 SNS를 통해 “(A군은) 일반 학생들을 스토킹하고 콩알탄을 던지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을 많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A군이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응급입원을 조치한 상태다. 응급입원은 신경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 중 자신 또는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을 경우 72시간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시키는 제도다.
경찰은 현재 A군의 휴대전화 기록과 행적 등을 토대로 조사 중이다. 응급입원 기간이 지난 뒤에는 보호자 동의 아래 다시 보호입원 절차를 거친 후 해당 병원에서 A군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A군은 전날 오후 5시18분쯤 강남구 신사동 한 빌딩에서 배 의원을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배 의원은 피습 직후 머리에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배 의원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 의원은 이날 오전 병문안을 온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면담한 후 경찰에 피해자 진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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