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주며 “내 자식에게 갚아”… 법원 “증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증여세 부과는 정당” 판결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자녀에게 갚도록 하는 행위는 자녀에 대한 증여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 씨가 증여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2020년 4월 서울 잠실세무서는 A 씨에게 증여세 약 6억7000만 원을 부과했다. A 씨가 2010년 12월에서 2011년 5월 사이에 부친으로부터 총 12억여 원을 증여받았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불복 소송을 냈다. A 씨의 주장은 세무당국이 증여분으로 본 12억여 원 중 9억5000만여 원은 부친이 자기 지인들에게 빌려준 돈이고, 나머지 2억5000만여 원은 부친이 사업체 운영을 위해 지출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약속어음에 ‘차용금을 A 씨에게 갚으라’고 돼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A 씨를 채권자로 보는 게 타당하다”라며 부친이 지인들에게 빌려준 것이라 주장한 9억5000만여 원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돈이 맞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친이 사업체 운영을 위해 지출했다는 2억5000만 원 중 1억1000만여 원은 실제 부친 사업 운영에 썼다고 인정해 여기 붙은 증여세는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차용#증여#판결#약속어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