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집단 내 괴롭힘 문화인 ‘태움’을 당하던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간호사가 2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선배 간호사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심준보)는 지난 18일 검찰과 A 씨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 씨 측은 이에 항소심 판결을 불복하고 지난 26일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을지대병원 간호사였던 A 씨는 을지대병원 ‘태움’ 사건의 가해자로 후배 간호사 B 씨를 폭행·모욕 등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A 씨에 대해 “경멸적 표현과 멱살을 잡는 행위 등 폭행 정도는 경미하지 않고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1심 선고 당시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며 피해 보상을 위해 법원에 공탁한 점 등이 고려돼 법정구속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항소심에서 원심판결 유지 선고를 받은 직후 법정 구속됐다.
을지대병원 태움 사건은 2021년 11월 의정부 을지대병원 소속 신입 간호사 B 씨가 병원 기숙사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B 씨는 사망 당일 오전 직장 상사에게 “다음 달부터 그만두는 게 가능한가요”라고 물었으나 상사는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해야 한다”고 답했고 그로부터 2시간여 뒤 숨진 B 씨가 발견됐다. 타살 혐의는 없었다.
당시 B 씨는 숨지기 직전 친한 동료와 남자 친구에게 ‘태움’ 피해에 대해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당시 선배 간호사로 인수인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업무 미숙을 이유로 B 씨의 멱살을 잡고 동료들 앞에서 강하게 질책하며 모욕한 것이 확인됐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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