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 마스크, 의약외품 속여 판매… 2명 항소심서 감형

코로나19 확산 당시 보건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공산품 마스크를 의약외품 마스크로 속여 판매, 15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일당이 항소심에서 모두 감형됐다.

30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형철)는 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1심보다 가벼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역시 1심보다 형량이 감소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와 B씨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지난 2020년 2월 23일부터 2일 동안 지인을 통해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 마스크를 ‘KF 마스크’라고 게시하고 피해자 66명에게 메시지를 통해 정품 보건용 마스크 품목허가, 시험 검사 성적서 등을 전송해 의약외품 마스크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에게 공산품 마스크를 판매해 총 1531만원의 상당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공산품 마스크를 구매하며 해당 공장장으로부터 정품 보건용 마스크 품목허가증, 시험 검사 성적서 등을 받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B씨에게 전송했고 이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국민들 수요가 절박하다는 점을 이용해 욕심에 사로잡혀 범행에 이르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마스크에 대한 공급 부족 현상이 사라졌어도 피고인들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며 A씨에게 벌금 3000만원을, B씨에게 벌금 25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피고인들은 형량이 너무 무겁고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정품 마스크인 줄 알고 판매했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마스크를 공급받을 때 공산품 마스크라는 점을 고지받았고 식약처 인증 신청은 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어 정품이 아닌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으나 A씨는 대전지법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형평을 고려해야 하며 B씨는 A씨의 주도로 범행에 가담했고 얻은 수익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