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마약류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신모 씨(29)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유족 측이 검찰에 항소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30일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구형과 선고형에 아쉬움이 없진 않으나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해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1심에서 구형량과 같은 형이 선고돼 검찰이 원칙적으로 항소할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신 씨의 혐의가 대부분 규명돼 다른 교통사고 사망 사건보다 중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했다. 아울러 신 씨가 현재 수사받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형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검찰과 신 씨의 항소 기한은 오는 31일까지다. 현재 양측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압구정역 근처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A 씨를 친 뒤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뇌사에 빠진 A 씨는 지난해 11월 25일 사망했다.
신 씨는 범행 당일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하고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요즘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는 마약 투약으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받을 수 있으므로 마땅히 중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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