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선사시대 관광 콘텐츠
달서구 ‘선사시대로 테마거리’
20m 길이의 잠든 원시인 등 곳곳에 다양한 조형물 전시
SNS서 인기, 방문객 늘어…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할 것”
“너무 실감 나게 만들어 놓아서 깜짝 놀랐어요.”
3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조암네거리 인근 길가에 나온 주민 김은혜 씨(37·여)는 최근 새롭게 놓인 원시인 조형물을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딸 이은정 양(6)은 조형물이 낯설어 엄마 품으로 몸을 숨기더니 이내 호기심이 발동한 듯 엄마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채 원시인 조형물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만져도 봤다. 이 양은 엄마에게 “원시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왔다”고 외쳤다. 이 양의 천진난만한 동심에 엄마는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행인들까지 함박웃음을 지었다.
달서구는 최근 달서선사관에서 유천동 행정복지센터로 이어지는 구간에 ‘선사시대로 테마거리 2단계 조성사업’을 마무리 지었다. 앞서 1단계 사업으로 지난해 1월 진천네거리에서 이안월배아파트 앞 네거리 방면에 선사시대 원시인 조형물 6점을 설치한 이후 추가로 조성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설치한 원시인 조형물은 모두 11점. 맨홀을 통해 현대로 온 듯 어리둥절한 표정의 원시인부터 달서선사관 내부를 들여다보는 원시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신기한 듯 쳐다보는 원시인 등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이 새롭게 놓였다. 주변 바닥에는 원시인 발자국까지 만들어 놓아 마치 원시인이 근처에 돌아다니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킨다. 이호철 달서구 문화관광과장은 “조형물이 아주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어 벌써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민들은 물론이고 타 지역 방문객들까지 원시인 조형물을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원시인 조형물처럼 이색 관광자원인 선사시대를 주제로 한 관광 콘텐츠를 통해 명품 관광문화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다양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신규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하며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달서구는 2006년 월성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선사시대 유물 1만3000여 점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선사시대 유적을 다양한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 진천동 대구수목원 입구 삼거리에 있는 길이 20m, 높이 6m 크기의 대형 원시인 조형물은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다. 원시인이 반쯤 땅에 얼굴을 묻은 채 깊이 잠든 모습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땐 원시인 얼굴에 마스크를 씌우고, 크리스마스엔 산타 모자를 씌우는 등 특별한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조형물을 활용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이미 전국적인 명성이 자자하다.
선사유적공원 입구 왕복 6차로에 있는 도로 안내판도 대표적인 볼거리다. 털북숭이 남성 원시인 조형물이 도로안내판 위에 걸터앉아 돌도끼로 안내판을 내리찍는 모습이다. 대구가 낳은 세계적인 광고 제작자 이제석 씨가 디자인했다. 달서구는 2022년 말에는 진천동에 달서선사관을 지었다. 선사시대 역사 교육부터 체험까지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사시대 관광 콘텐츠와 연계한 먹거리 상품인 달토기빵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고 독창적인 선사시대 관광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2만 년 역사가 깃든 유서 깊은 도시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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