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흉기 들고 “무릎 꿇어주세요” 강도질 30대 중형

대전지법, 징역 9년 선고

금품을 빼앗기 위해 출근하던 여성을 노려 강도 범행을 시도하고 미용실 등을 노려 강도질을 저지른 3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특수강도, 강도상해, 강도치상, 절도,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7시 20분께 대전 대덕구의 한 원룸 복도에서 피해자 B(34·여)씨가 출근하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나와 지나가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뒤 금품을 빼앗으려고 했으나 B씨가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 미수에 그친 혐의다.

약 1시간 뒤 대전 동구의 건물에서 다른 피해자 C씨가 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현관문을 붙잡고 C씨를 제압한 후 금품을 빼앗으려고 했으나 C씨가 소리지르며 저항해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인 10월 26일 오후 9시 20분께 A씨는 대전 동구의 한 미용실에 손님인 것처럼 위장, 퇴근 준비하던 주인에게 머리를 봐달라고 요청한 사이 매장 불을 끄고 복부를 때린 뒤 주인의 휴대전화를 들고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왁싱을 받겠다며 가게에 들어가 피해자 D(28·여)씨에게 흉기를 꺼내 들고 “돈이 필요해요. 무릎 꿇어주세요”라고 말하며 D씨가 무릎을 꿇자 수건과 담요로 양손과 양발을 묶어 반항하지 못하게 한 채 현금 2만5000원을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는 범행 직전에 한 마트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훔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 이혼한 후 별다른 직업을 구하지 않은 채 사기 범행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다 사기 범행에 사용하던 계정이 정지되자 옆집 B씨가 규칙적으로 출근하는 소리를 듣고 범행을 저지르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여성 피해자의 주거 또는 피해자가 운영하는 영업점 부근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며 수법은 물론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며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고 주도면밀하며 여성이 혼자 있는 상황과 같이 피해자가 범행에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하고 범행을 나아가 극히 불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이 전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