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부터 무려 2090여회 '그루밍' 혐의
法 "파렴치함 말할 수 없을 정도…격리해야"
미성년자인 의붓딸을 십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고모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그의 신상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 및 고지할 것을 명령했다.
아울러 고씨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제한, 25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초 범행 당시 12세로 부모 이혼 등으로 심한 혼란을 겪고 있던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게 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어린 피해자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었고 범행이 알려지면 다시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도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범행이 무려 수천회에 달하며 그 장소도 야외 등 다양한 점, 가학적 행위에 이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범행을 계속한 점 등을 살피면 피고인의 파렴치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피해자는 학대에 시달리며 성적 불쾌감과 죄책감을 느꼈고 지금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신고 후 돈을 인출해 도주했고,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부인해 피해자는 다시금 상세히 진술하는 2차 가해를 겪었다”며 “비록 뒤늦게 범행을 인정하고, 이전 처벌 전력이 없다고 해도 피고인은 상당기간 사회에서 격리돼 참회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인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고씨는 의붓딸인 A씨를 12세 때부터 20대 성인이 될 때까지 13년간 2090여회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그는 피해자가 어렸을 때부터 심리적으로 지배해 저항할 수 없도록 ‘그루밍’(길들이기)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은 이들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뒤에도 이어졌으며, 고씨는 A씨를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그루밍 범행임을 깨닫고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했으나, 고씨가 조사를 앞두고 한국으로 도주하면서 수사가 중단됐다. 그는 지난해 11월에야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넘겨진 고씨는 지난해 12월6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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