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가장 포근한 입춘…“봄이 온 것 같아요”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4일 15시 14분


서울 낮 최고기온 12도…포근한 날씨
서울, 51년 만에 영상 10도 넘은 입춘
외투 벗고 형형색색 한복 입은 관광객
말레이시아·중국·일본 관광객도 "따뜻"

“외투를 벗고 한복만 입었는데도 춥지 않고 시원하게만 느껴집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춘(立春)’이자 주말인 4일 하늘빛은 흐리지만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12도까지 오르면서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영상 10도 이상인 입춘을 맞은 것은 지난 1973년(11.4도) 이후 51년 만이다.

따뜻한 서울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는 연인과 가족, 그리고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국내외 수백명의 관광객 중 롱패딩 등 두꺼운 외투를 입은 사람은 한두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코트나 경량 패딩, 가벼운 외투를 걸쳤다.

일부는 외투를 한 손에 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경복궁을 둘러보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 100여명은 마치 사극의 주인공처럼 한복을 입고 따스한 햇볕 아래서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얇은 패딩을 손에 쥔 권대중(52)씨는 “오늘 따뜻할 것 같아서 얇은 패딩을 입고 나왔는데 덥기까지 해서 벗었다”며 “지난주에 비해 햇빛이 강하고 바람도 없고 따뜻하다. 봄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복궁을 관리하는 직원에 따르면, 입춘인 이날 관광객은 전날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따뜻한 날씨 탓에 겉옷을 입는 관광객이 지난주보다 크게 줄었다는 것이 직원의 말이다. 직원 백승대(30)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복 위에 외투를 입거나 털배자를 둘렀지만 오늘은 날씨의 영향으로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겉옷을 벗어둔 채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고 조선 왕실의 체취가 배어 있는 경복궁 곳곳을 누볐다.

외투를 벗고 한복만 입은 말레이시아 관광객 조스 리(38)는 “오늘 따뜻하다. 춥지도 않고 시원한 정도다”며 “내복도 안 입었다. 한복만 입어도 시원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분홍색 저고리에 흰색 한복 치마를 입은 중국인 관광객 왕단(30)은 “날씨가 따뜻해서 한복만 입어도 춥지 않다”며 “한국이 대련보다 더 따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온 관광객 나나가 이쿠(21)는 “엄마랑 둘이서 한국에 여행을 왔다”며 “날씨가 따뜻해서 외투를 벗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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