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다초점 렌즈 삽입술 등 비급여 진료 비율이 높은 과목일수록 의사 소득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원의들이 비급여 진료를 ‘끼워팔기’ 하면서 환자들의 과도한 지출을 조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4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의 ‘혼합진료 금지를 통한 실질의료비 절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병원급에서는 신경외과 의사의 연봉이 4억8037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정형외과(4억6209만 원)가 뒤를 이었다. 그런데 비급여 진료 비율 역시 신경외과가 53.8%로 가장 높았고 정형외과(40.8%)가 뒤를 이었다.
의원급도 비슷했다. 안과는 비급여 진료 비율이 42.3%로 전체 과에서 2위였는데 의사 연봉은 4억5837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비급여 진료 비율 1위인 재활의학과(42.5%)는 의사 연봉이 3억933만 원으로 전체 중 3위였다.
급여 진료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진료비 일부가 나가기 때문에 정부가 수가를 정하지만, 비급여 진료는 환자가 진료비를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병원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한다. 때문에 같은 시술이라도 병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동네 병원들이 불필요한 시술을 ‘끼워팔기’ 하는 행태가 잦아 의료비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을수록 의사 소득이 올라간다는 경향성이 수치로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봉이 높을수록 전공의 경쟁률도 높았다. 전문의 과목별 소득은 2020년 기준으로 안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피부과, 재활의학과 순이었다. 이 중 안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는 지난해 전공의 경쟁률 1∼3위였다. 이를 두고 연봉이 높은 분야에 전공의들이 몰리고, 이들이 다시 비급여 진료를 반복하면서 국민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과도한 비급여 진료로 인한 의료비 과다 지출과 의료 남용을 막기 위해 상반기(1∼6월) 중 신설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급여와 비급여를 병행하는 혼합진료 금지 대상을 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혼합진료로 불필요한 백내장 수술과 물리치료 등이 이뤄지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혼합진료 확대로 백내장 치료에 들어간 건강보험 진료비는 연간 1600억 원에 달하며 물리치료에 들어간 건강보험 진료비는 연간 64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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