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단톡방서 사직서 모으는 움직임
"인턴 전원 사직서 이미 작성 대학병원도"
복지부 대응 논의 수련병원장 간담회 개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증원 발표에 반발해 사직서 제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턴 전원이 이미 사직서를 작성한 대학병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각 병원을 대표하는 전공의들이 모여있는 한 단톡방에서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낸 사직서를 받아 일괄적으로 모으자”는 얘기가 나왔다. A대학병원의 경우 20여 명에 달하는 인턴 전원이 사직서를 이미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사직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해당 단톡방에는 전국의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70여 명이 들어와 있어 일부 병원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공의는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면허를 따고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레지던트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가입돼 있는 전공의는 전국 140개 병원, 총 1만5000여 명이다.
전공의들의 이런 움직임은 정부가 집단 행동에 들어간 전공의에게 복귀 명령을 내려 거부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반발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복지부는 의료법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을 밝혔다. 파업한 의료인이 정부의 복귀 명령을 거부하면 의료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자격 정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는 수련병원별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담당자까지 배정했다.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움직임은 2020년 총파업 때와 다른 양상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 공공의대 설립에 반발해 무기한 총파업을 벌였던 4년 전에는 단체로 연차를 쓰고 병원을 나와 파업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병원을 그만두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대전협은 오는 12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대전협이 전국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1만여 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2%가 “정부가 의대정원을 늘리면 파업 등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공의가 많아지면 의료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통 대학병원의 중환자 진료나 야간·휴일 응급환자 진료, 수술 보조 등은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맡는 경우가 많다. 2020년 당시 전공의 파업 참여율이 80%가량에 달하면서 외래진료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물론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고 전국의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 수술 일정이 미뤄졌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6일 오후 전국 수련병원에 “7일 오전 의료계 집단행동 등을 논의하기 위해 조규홍 장관 주재로 수련병원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하니 병원장이나 부원장 또는 기조실장은 참석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대전협 등 의사단체가 의대 정원 증원 등에 반대해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하니 각 수련병원장은 참석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