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 등으로 만난 여성 20여명을 불법 촬영한 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차웅)는 7일 성폭력범죄처벌법위반(상습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원심에서 신원이 확인된 8명과 합의하고 8명을 위해 500만원을 형사공탁 했으며 당심에서 7명과 추가 합의를 하고 합의하지 못한 1명을 위해 추가로 1500만원을 형사공탁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6년 6월부터 2021년까지 소개팅 앱 등을 통해 만난 26명의 피해 여성과 성관계하면서 이들의 동의 없이 28회에 걸쳐 불법촬영을 하고 해당 영상 17건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4월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여자친구 B씨에게 ‘주거지에 있는 컴퓨터 등을 버려 달라’고 요청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소개팅 앱에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A씨가 경찰이라는 생각에 불법 촬영 등에 대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A씨를 파면 조치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며 “현직 경찰관 신분을 악용해 피해 여성들의 신뢰를 얻어 대담하게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 발각 이후에 증거인멸 교사까지 나아간 점을 보면 가벌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A씨의 부탁으로 저장매체를 버린(증거인멸) 혐의로 같이 기소된 여성 B씨는 항소심에서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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