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유 수준’ 기름 쓰다 목욕탕 폭발…업주 등 3명 불구속 송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7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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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가 발생한 부산 동구 한 목욕탕 주변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2023.9.1. 뉴스1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가 발생한 부산 동구 한 목욕탕 주변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2023.9.1. 뉴스1
경찰이 지난해 9월 소방관 등 총 23명의 부상자를 낸 부산 목욕탕 폭발 사건 관련, 목욕탕에 폐유 수준의 기름을 제조해 납품한 유류 업자들과 목욕탕 업주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50대 목욕탕 업주 A 씨를 불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A 씨는 30년 넘게 노후화된 목욕탕을 운영하며 유류탱크 바닥의 구멍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누유에 따른 유증기(기름 성분이 많이 섞인 공기) 폭발로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또 인화성이 강한 저품질의 연료를 제조해 A 씨에게 납품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를 받는 40대 유류 제조업자 B 씨와 60대 납품업자 C 씨도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이 공급한 정제유는 목욕탕 보일러를 가동할 때 쓰이는 일반 경유의 반값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1일 부산 동구 좌천동의 4층짜리 목욕탕 건물 지하 1층에서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소방관 10명과 경찰 3명, 관할 구청 공무원 4명, 주민 6명 등 총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목욕탕 지하에서 발생한 1차 폭발과 2차 폭발 모두 유증기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씨와 만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방은 이 사고를 계기로 부산 지역 목욕탕 위험물 허가 시설 109개소를 점검한 결과 28개소에서 52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해 이 중 1명을 입건하고, 51건에 대해서는 행정명령 등의 조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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