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특수교사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7일 수원지검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를 판결한 1심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항소하기 전,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6일 검찰시민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검찰시민위원회는 검찰 의사결정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검찰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 위원회에서는 공소제기나 불기소 처분의 적정성 등을 논의한다.
회의에 참석한 시민위원 11명은 사건의 전반적인 경과와 증거관계, 1심 판결 요지 등에 대해 논의한 결과 아동학대 사건의 특수성에 비춰 녹취파일 증거능력의 인정, 장애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 기준 정립 필요성이 있다며 항소 제기가 적정하다고 의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 의결 결과를 존중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수교사 A 씨도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A 씨는 항소장을 내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례와는 다르게 예외적으로 불법 녹음이 인정돼 아쉬움이 남는다. 녹음기를 넣기 전 주호민 부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고려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A 씨가 했던 발언 5가지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이야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라고 말한 1가지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쟁점이 됐던 녹음파일의 증거능력도 인정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미 4세 때 자폐성 장애로 장애인으로 등록됐으며,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아동학대 범행을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었던 점, 피해자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모친 입장에서 신속하게 이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폐쇄회로(CC) 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이나 방어 및 표현 능력이 있는 학생들의 수업이 이뤄진 교실과 달리 이 사건은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맞춤 학습실에서 소수의 장애 학생만 피고인의 수업을 듣고 있었으므로, 말로 이뤄지는 정서학대의 특성상 녹음 외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모친의 녹음 행위를 정당행위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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