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을 잡기 위해 엽탄을 쐈다가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던 행인을 맞힌 70대 남성이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75)에게 금고 6개월에 1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2년 12월7일 오전 11시50분경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엽탄으로 행인 B 씨(63)를 맞혀 약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유해야생동물 포획 허가 구역에서 꿩을 잡으려 엽탄을 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사용한 엽탄의 최대 도달거리는 190m다.
하지만 엽탄은 약 86m 떨어진 식당 정문 앞에 있던 B 씨의 눈 밑으로 날아가 박혔다. 이 사고로 B 씨는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통상 유해 야생동물을 잡을 때는 주택이나 축사와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 100m 내에서는 총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A 씨는 평소 인천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충돌하지 않도록 꿩과 비둘기 등을 포획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런데 수렵 활동 전 인근 주민 확인 등 사고 예방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총기를 사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과실이 무겁다”며 “피해자가 입은 상해도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재판 과정에서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이 직업인으로서 포획 활동을 한 게 아니라 봉사활동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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