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화장실서 용변보는 친구 훔쳐보면 ‘학폭’…중학생, 취소소송 ‘패소’

인천시교육청 전경. 인천시교육청 제공

학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친구를 훔쳐봐 징계를 받은 중학생이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인천지법 행정1-2부(소병진 부장판사)는 중학생 A군이 인천시교육청 모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조치결정 통보 취소소송에서 A군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A군은 지난해 4월 용변을 보려고 화장실 칸 안에 들어간 동급생 B군을 옆 칸 변기를 밟고 올라가 위에서 훔쳐본 혐의로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돼 징계처분을 받았다.

당시 심의위는 A군의 행위를 학교폭력 중 성폭력으로 판단하고 A군에게 봉사활동 4시간과 특별교육 4시간 조치를 의결했다.

A군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용변보는 모습을 본 것이고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군의 행위가 B군의 의사에 반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이고 학교폭력예방법이 적용되는 학교폭력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군은 피해학생이 숨기장난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실수로 봤다고 주장했지만 둘의 연령과 지능, 피해학생의 위 진술에 비춰보면 숨기장난을 하고 있다고 오인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B군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인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