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승진청탁·수사무마 등에 개입한 검경브로커 성모씨(63·구속 재판중)가 수십명의 경찰관들을 ‘관리’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검은 14일 검경브로커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브로커와 검찰·경찰 공무원들 간의 검은 커넥션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씨는 평소 수십명의 전·현직 경찰관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거나 향응과 용돈을 제공하면서 친분을 형성하고 관리했다.
그와 친분이 있는 현직 총경이나 치안감은 성씨를 ‘형님’으로 불렀다. 성씨는 경찰 인맥을 활용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수십억원대 암호화폐 사기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탁모씨(45)는 브로커 전모씨를 통해 수사를 무마하려다 성씨를 소개받았다.
탁씨는 자신의 수사를 무마해달라며 성씨에게 약 18억원을 건넸다.
성씨가 탁씨 사건 해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전직 경무관인 A씨(구속 재판 중)와 현직 경찰관 2명, 현직 검찰 수사관 2명이 연루됐다. 이들에게는 수천만원의 금품이 오갔다. 경찰은 성씨에게 수사 상황을 공유해줬고, 압수수색 정보도 전달했다.
탁씨는 압수수색 사실을 사전에 알고 증거를 인멸했다.
성씨는 경찰 승진 인사도 좌지우지했다.
경찰 전체 승진의 50%에 달하는 심사승진의 경우, 승진 5배수 안에만 들면 주관적인 ‘적성 점수’에 의해 승진이 결정된다. 인사권자인 지방경찰청의 영향력이 막대한 이유다.
경찰 인사철이 다가오면 성씨가 인사권자와의 친분을 통해 인사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광주·전남경찰청에서 승진을 앞두고 있던 일부 경찰은 성씨 등 브로커들을 통해 ‘금품 인사’를 했다.
경감 승진의 경우 1000만원에서 2000만원, 경정 승진의 경우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을 받았다. 무궁화 하나당 1000만원이었다. 뇌물은 경찰과 사업가 등을 건너건너 인사권자에게 전해졌고, 뇌물을 준 이들은 승진 심사 과정에서 기존 순위가 뒤바뀌어 승진에 성공하는 등 ‘매관매직’이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된 범죄자들이 죄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성씨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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