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작성된 정보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이태원 참사 책임이 제기된 경찰 관계자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14일 증거인멸교사·공용전자기록등손상교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로 함께 재판받은 곽모 용산서 정보과 경위에 대한 선고는 유예했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용산서 정보관들이 작성한 총 4건의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2022년 12월 구속 기소됐다. 박 전 부장은 4건의 보고서가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불필요해 삭제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파악, 재발 방지하는 것이 공공안녕 대응조치를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고 이전에 작성된 정보보고서 파일을 삭제 지시 또는 이행함으로써 전자정보를 임의 파기함과 동시에 형사 사건의 증거 자료를 인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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