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전 예약 수술 취소”…빅5 병원 다음주 수술 취소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16일 16시 06분


'빅5' 병원 전공의들 "20일부터 근무 중단"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수술 취소 진행 중
의료노조 "병원, 사직서 수리하지 않을 것"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빅5’ 병원 전공의들이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이미 다음 주로 예정된 수술이 취소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중 한 곳에서 다음 주 수술이 취소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가 없으면 수술을 못해서 6개월 동안 수술을 기다렸던 환자 예약까지 다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인턴 58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대다수가 이날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병원의 간호사에 따르면, 전날부터 신규 수술 예약을 받지 않다가 이날 전공의 집단 사직이 결정되자 기존에 예정된 수술까지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

실제 수술 취소 사례도 전해진다. 자신을 폐암 4기 환자 어머니를 둔 아들이라고 소개한 A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음 주가 엄마 폐암 수술이었는데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밀리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오늘도 피검사 하고 수술 전에 마지막 검사 들어갔는데 갑자기 담당 교수한테 전화가 왔다”며 “응급실을 제외하고 모든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출근을 안 하고 있다. 수술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전공의들이 20일 오전 6시를 기해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나온 상황이라 수술에 차질을 빚을까 봐 먼저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은 오는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집단 휴진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도 20일 함께 휴학계를 내기로 결정했다. 집단 휴진이 현실화되면 일선 대학병원들의 수술 및 외래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

복지부는 이날 “오늘 아침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문서 등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송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면 1년 이하의 자격 정지나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박민숙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뉴시스에 “병원장들이 사직서 수리를 금지한 보건복지부 지침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직서 수리를 하지 않아도 전공의들이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면 병원 입장에선 업무 방해 소지가 있다”며 “병원 측이 전공의들을 고소하지는 않겠지만 고발은 제3자도 가능하므로 시민사회단체에서 고발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헀다.

보건의료노조는 모든 소속 사업장에 ‘전공의 사직 움직임이 있거나 전공의 업무를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있는지 19일 오전 6시까지 회신해 달라’는 설문조사 지침을 내린 상태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만 할 수 있는 진료 행위를 간호사가 하면 불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을 마무리하고, 오는 17일 1차 회의에서 투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힌 만큼 주말이 의료계 총파업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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