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3000여 명이 소속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를 이끄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16일 이 같은 공지를 회원들에게 보냈다. 박 회장은 공지에서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 제출 후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병원 근무를 중단하고 병원을 나오기로 결정했다”고도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인 박 회장은 전날(15일)만 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일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20일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면서 “회장 업무도 20일까지만 수행하겠다.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전협이 13일 집단행동을 보류한 데 이어 박 회장까지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집단휴업(파업)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박 회장의 사퇴 발표는 거꾸로 지도부의 초기 대응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한 대전협 강경파의 반발을 불렀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지도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것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는 “박 회장 사직 발표 후 ‘지도부를 믿을 수 없으니 우리가 먼저 사직서를 던지고 나가자’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
결국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박 회장을 찾아가 “지금 물러나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득했다고 한다. 15일 오후 11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역 근처에서 모인 박 회장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을 저지하려면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집단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필수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수련이 남은 인턴은 남은 일수를 채운 후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필수과목 수련을 하지 않은 경우 향후 구제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 “(빅5를 제외한) 전국 수련 병원을 대상으로 기명으로 20일 블랙아웃 참여 설문을 진행하겠다”며 “20일 낮 12시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대전협 임시 대의원총회도 고려 중”이라고도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대표 역시 15일 밤 긴급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20일 집단 휴학계 제출을 결의했다. 서울대는 예과생과 본과생 모두 휴학 동참을 확정했고, 중앙대도 의대 전 학년이 휴학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렸다. 서울대 의대 관계자는 “정부와 전공의 단체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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