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시군체육회, 재단 설립 반발
스포츠재단 설립-운영 중인 양구군
4월 ‘어르신생활체육대회’ 불참키로
양구군, 올해 5개 도 단위 대회 개최… 역점 추진 중인 스포츠 마케팅 타격
스포츠재단 설립을 둘러싼 강원 일부 시군과 시군체육회의 갈등이 각종 대회까지 불똥이 튀었다.
18일 양구군에 따르면 4월 개최가 예정된 ‘제19회 강원특별자치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가 최근 시군체육회의 불참 결의로 무산되거나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강원도 시군체육회장협의회가 최근 횡성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어르신생활체육대회 불참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고, 도체육회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시군체육회는 “극소수 시군이 스포츠재단을 설립해 체육회를 무력화하는 부당한 처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협의회는 지난해 9월 스포츠재단을 설립한 시군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에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협의회는 시장·군수가 이사장을 맡은 스포츠재단은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는 민선 체육회장 선거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김상하 강원도 시군체육회장협의회장은 “지자체의 스포츠재단 설립은 체육회와 인력, 예산이 중복되고 대회 유치 업무에서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스포츠재단이 유지되는 한 대회 보이콧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양구군이 2022년 스포츠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고, 태백시가 설립을 추진 중이어서 시군체육회의 보이콧 대상은 이들 2개 시군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양구군은 어르신생활체육대회 주최 측인 강원도체육회와 협의해 정상 개최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강원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는 전년도에 강원도 생활체육대회가 열린 곳에서 개최하도록 정해져 있어 이미 지난해에 양구 개최가 확정됐다. 지난해 삼척에서 열린 18회 대회에는 이틀 동안 선수 3200여 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고,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됐다.
양구군은 시군체육회의 대회 보이콧이 장기화하면 역점 추진 중인 스포츠 마케팅에 타격이 불가피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양구군은 올해 어르신생활체육대회 외에도 5개의 도 단위 대회 개최가 확정된 상태여서 이들 대회도 무산되거나 다른 시군으로 넘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양구군은 매년 전국 단위 대회 등 100개 이상의 대회와 70∼90개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태백시도 지난해 42개 전국 대회와 12개의 도 단위 대회를 유치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많은 대회 유치에 나선 상황이어서 도 단위 대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구군 관계자는 “군스포츠재단과 군체육회는 고유 사무 분장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을 뿐 업무 중복이나 갈등이 없는데도 대회 보이콧 피해를 보게 돼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도체육회를 통해 설득하는 한편 시군체육회협의회와도 접촉해 보이콧 철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도체육회 관계자는 “시군체육회의 불참 결정이 번복되지 않으면 사실상 대회를 열 수가 없다”며 “이는 개최지인 양구군은 물론 대회 참가를 준비해 온 어르신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시군체육회를 상대로 설득하고 있어 아직 개최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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