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전국 대형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 등과 관련해 “의사들은 파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에 올바른 의료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했지만,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의 압박에 더 이상은 희망이 없어 의사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정부는 의사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무시하고 진료유지명령이라는 위헌적인 명령까지 남발하며 억압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어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의료 비용을 억제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료 선택에 제한을 두는 정책”이라며 “정부는 의사가 늘어나면 의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를 국민들께 알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같은날 오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브리핑도 문제 삼았다. 비대위는 “정부의 억압에 저항하고자 하는 정당한 목소리를 마치 국민과 환자들에 대한 위협인 것처럼 호도하는 복지부 차관 언행에 참을 수 없는 굴욕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했다. 또 “브리핑을 하면서 의사들을 비하하는 ‘의새’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고 믿고 싶다”며 “의도한 것이라면 스스로 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는 주체가 자발적으로 의업을 포기하고 있는 의사들인지, 아니면 잘못된 제도를 만들고 이를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인지는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달라”고 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 모두가 지켜볼 수 있는 대토론의 장에서 정책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끼리 누구의 주장이 맞고 틀린 지를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밝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전했다.
한편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은 이날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튿날인 20일 오전 6시 이후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빅5 외에도 이미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이 전국에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하고 오는 20일부터 공공 의료기관과 국군병원 등을 총동원하는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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