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코드블루’ 뜨면 외래교수 뛰어가야…극단책 나왔다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20일 10시 23분


조선대 병원 전공의 108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20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에 환자들이 수납창구에서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조선대 병원 전공의 108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20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에 환자들이 수납창구에서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광주·전남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광주와 전남 대학병원에서도 전공의 300여명이 무단결근했다.

상급종합병원들은 부족해진 응급실 인력 상황에 ‘코드블루’ 발생시 외래 진료를 보던 전문의를 투입하는 극단책까지 꺼내들었다.

19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전날 사직서를 제출한 레지던트 153명, 인턴 71명 등 224명의 전공의가 출근하지 않았다. 전남대학교 전공의 319명 중 70.2%의 수준이다.

조선대학교병원 전공의들도 142명 중 10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54명이 이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자택 대기 형식으로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나머지 54명도 이날 순차적으로 귀가해 21일부턴 단체 미출근이 우려되고 있다.

2차병원인 광주기독병원도 39명의 전공의 중 26명이 사직서를 냈다.

전남 동부권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인 순천 성가롤로병원은 레지던트 3명, 인턴 6명 등 전남대학교 소속 전공의 9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들에게 진료유지 명령을 발령하고, 이날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 관계자를 보내 현장을 점검하고 있으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움직임은 현실화됐다.

전공의들의 공백은 외래진료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외래진료는 평소처럼 진행되고 있지만 안과는 진료를 볼 수 없어 환자들을 개인병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외래진료는 평상시와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2월말까지 잡혀 있는 기존 수술도 일정 변경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응급실이다. 응급의료 운영은 의료진의 현장 유지가 원칙인 반면, 전공의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에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각 대학병원은 전문의와 펠로우의 응급실 투입을 대안책으로 내세웠지만 이날부터 당장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병원은 ‘코드 블루’ 등의 긴급상황이 응급실에서 발생할 경우 외래 진료를 보던 전문의를 긴급 호출해 투입할 방침이다.

전남대병원은 전문의와 펠로우들에게 최대한 출장이나 휴가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식으로 빈 전공의들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결국 이가 없으면 잇몸이 일을 해야 한다”며 “전공의들이 빠져나간 구멍을 전문의들이 뛰어다니며 해결해야 하는데 일시적으로는 차질이 없더라도 체력적인 부담이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 응급의료는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조선대병원에 쏠려 있고 이를 분산할 2차병원들도 집단 사직에 들어간 터라 전공의 사직이 3월을 넘어가면 커다란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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