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때문” 6세 아들 살해 후 극단선택 시도 40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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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0일 17시 09분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우울증으로 자신의 6세 아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4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3-3형사부(허양윤·원익선·김동규 고법판사)는 살인혐의로 기소된 A 씨(41대·여)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5년간의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비교해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지난해 3월30일 오전 7시35분쯤 경기 화성시 기안동의 거주지에서 자고 있던 자신의 아들 6살 B 군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모자는 A 씨의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A 씨 남편은 출근 후 아들의 유치원으로부터 “B 군이 등원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집을 찾았다가 쓰러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당시 A 씨는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B 군은 결국 숨졌다.

A 씨는 몇 년 전부터 B 군이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하는 것에 대해 양육의 부담을 느끼던 중 범행 전날 아들의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친구들과 교사에 대해 공격성과 폭력성이 강하고 주의가 산만하다”는 말을 듣자 아들을 잘 키울 자신이 없다는 생각에 B군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선 A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는데 “너무 힘들다. B 군은 내가 먼저 데리고 간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0여 년 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측 변호사는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고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A 씨가 자신의 우울증 증상을 알고 있었고, 경찰 조사 당시에도 “3년 전부터 아들과 함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6~7개월 전부터는 거의 매일 이같은 생각을 했다”고 하는 등 범행 전후의 행동을 볼 때 ‘심신미약’을 형의 감경사유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자녀는 부모와 독립된 인격체이므로 설령 부모라 할지라도 자녀의 생명을 임의로 빼앗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은 부모로서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을 저버리고 피해자를 살해해 죄책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 방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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