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42만명… 1년새 6.8% 늘어
일자리 대다수 단기-계약직인 탓
전문가 “고령 고용의 질 개선해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조모 씨(63)는 계약이 끝난 뒤 새 일거리를 얻지 못해 지난해 12월부터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받고 있다. 개인사업을 하던 그는 2019년 사업이 어려워지자 재취업하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조 씨는 “나이 든 사람을 써주는 회사가 없어 기술을 배운 건데 건설현장에서도 이제 밀려 나는 것 같다”며 “60세가 넘어도 능력이 되면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처음으로 25%를 넘어섰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 중 단기직 등 질이 낮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가 많아 실업급여 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는 167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60세 이상 수급자는 4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8% 늘어 전체의 25.4%를 차지했다. 비중과 증가율 모두 60세 이상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법정 정년인 60세 이후에도 일하는 사람이 늘면서 60세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와 실업급여 수급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실업급여 수급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해 2013년 11.1%에서 10년 만에 25.4%로 치솟았다.
이 같은 현상은 연초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20만1500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7만48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1.1% 늘었다. 매년 1월 기준 60대 이상 신청자는 2021∼2023년 6만 명대였는데, 올해 처음으로 7만 명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내년이면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고령층 일자리의 질을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일본처럼 정년 이후 다시 고용하는 방식으로 계속 일할 수 있다면 고령층 일자리의 질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계속고용제도를 통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실업급여 적용 연령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65세 이후 새로 취업한 근로자에게는 실업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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