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6일 오전 4시17분, 새벽의 평온은 깨졌고 도시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7.8 이상의 강진으로 최소 6만 명이 사망하고 23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전 세계인이 튀르키예의 비극에 슬퍼하고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어느덧 1년이 지나 세상의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과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63년 역사의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지진 발생 초기부터 현재까지 임시 주거시설, 구호 물품, K-문화센터 등 다양한 형태로 약 188만 달러(25억 원)를 지원해 오고 있다.
임시 주거시설 ‘희망브리지 형제의 마을’
희망브리지는 지진 발생 직후 임시 주거시설 지원을 위해 현지에 실사단을 급파했다. 실사단은 가지안테프, 안타키아, 말라티아 등 지진 피해 지역을 찾아 지방정부 등과 만나 피해 현황 및 복구 계획을 점검하고 예정 부지를 살펴봤다. 특히 우수한 품질의 주택 공급을 위해 국내 건축 전문가와 함께 3곳 이상의 현지 제작 업체를 실사하며 설계, 자재, 제작 여건 등을 꼼꼼히 따졌다. 실사단은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지원이 열악했던 지역인 하타이 사만다으를 찾아 생수, 식료품, 위생용품 등 1만 달러 상당의 구호 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이후 희망브리지는 114만 달러(약 15억 원)를 투입해 튀르키예 중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 ‘형제의 마을’을 조성하고 7월 임시 주거시설 200동 지원을 완료했다. 임시 주거시설 내에 삼성전자의 TV, 냉장고, 에어컨 등 총 40만 달러(약 5억 원) 상당의 가전·가구를 설치, 지원했다. 7월에 열린 입주식에서 튀르키예의 한 아이는 직접 그린 태극기를 보여주며 “우리 가족에게 집을 만들어 주신 한국(후원자들)에 감사합니다”라고 전해왔다. 최근에는 복구 장기화로 추위와 맞서고 있는 이재민을 위해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 협약 지자체인 악사라이시와 협업해 5만3000달러를 들여 온열기 660대를 이재민 7700여 명에게 지원했다.
아동청소년 위한 K-문화센터 지원
전 세계를 매료시킨 ‘K-컬처’는 튀르키예에도 큰 힘을 줬다. 희망브리지는 실사 당시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한국의 인기 아이돌 블랙핑크의 춤을 추고 BTS의 노래를 부르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파악했다. 희망브리지는 이재민 중에서도 특히 아동청소년의 트라우마 극복 및 정서적 지원, 취미 활동 기회 제공 등을 제공하기 위해 2300명이 거주 중인 이스켄데룬 지역에 31만 달러를 지원해 100평(약 330㎡) 규모의 문화센터를 건립했다.
문화센터의 외형은 한국식으로 나무 창살과 기와지붕 모양으로 했고 내부에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실과 한국 뮤직비디오, 영화 등을 상영할 수 있는 시청각실을 만드는 등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아동 놀이방, 전산 교실, 주방 및 식당이 있으며 교육용 책상과 의자, TV, 냉난방기, 빔프로젝터, 노트북 등의 장비도 갖췄다. 문화센터는 이재민의 취미 활동 및 교류의 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희망브리지는 문화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약 1년간의 초기 프로그램 운영비를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희망브리지는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지진 피해 이재민의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희망브리지는 이재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진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희망브리지 송필호 회장은 “지진이 발생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재건에는 여전히 많은 시간과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하루빨리 튀르키예 이재민들이 최악의 지진 피해로 입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희망브리지가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난 구호 모금 전문 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1조6000억 원의 성금을 누적 지원했으며 6000만 점 이상의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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