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수가는 묶어두고 의사만 늘리면 ‘재정폭탄’ 올 것”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3일 15시 45분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 세계 최고 수준 주장에 반박해
의협 비대위 “보건의료재난경보 심각 단계는 정부가 자초”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가 세계 최고 수준인 6113건으로 의사 부족의 증거라는 정부의 설명과 관련해 의사단체가 저수가에서 생존하기 많은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의사 수만 늘리면 더 많은 국민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재정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의사들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의 3배 이상 일하는 이유는 원가의 70% 수준이자 OECD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를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낮은 수가는 의료기관의 문턱을 낮추어 국민들이 더 많이 의료를 이용하게 유도하고 있는 원인 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협 비대위는 “만약 수가는 낮게 묶어두고 의사 수만 늘리면 의사들은 똑같이 생존을 위해 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고, 늘어난 의사로 인해 이미 세계 최고인 의료접근성은 더욱 높아져 국민들은 의료를 더욱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의료비는 재난적 폭탄을 맞이한다는 것이 의협 비대위의 주장이다. 의협 비대위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론이고, 의사들은 이러한 상식에 기반해서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보건의료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것에 대해서 의료 시스템을 재난으로 몰아간 것은 정부 스스로 한 일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은 만성질환자를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는 “누가 봐도 무리하게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해 평온하던 의료 시스템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정부”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들고는 이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코메디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이날 내놓은 대책이 현실성이 없다고 짚었다. 의협 비대위는 “갑자기 중증 및 응급 질환에는 적용조차 불가능한 비대면 진료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증 및 응급 환자들을 비대면으로 진료해 줄 의사는 당연히 없을 것”이라며 “이 조치는 그동안 1,2차 의료기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 받으며 정기적으로 대면 진료 후 처방을 받는 만성질환자들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게 만들어, 만성질환자들을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적법하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은 진료를 거부한 적이 없다”라며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그만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료 거부라는 것은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가 진료를 할 수 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용어”라며 “의료 기관에서 종사하지도 않는 의사가 어떻게 진료 거부를 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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