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의사파업 주역 “전공의 집단 사직 처벌 불가피…돌아와 대화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3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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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틀째인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한 의사가 들어가고 있다. 2024.02.03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틀째인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한 의사가 들어가고 있다. 2024.02.03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사들의 파업을 주도했던 선배 의사가 병원을 이탈한 후배 전공의들에게 “성급한 행동으로 개인에게 큰 피해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투쟁하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주동자 구속 및 강력한 행정처분을 빠르게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행정처분 기록은 의업을 그만둘 때까지 따라다니며 외국에 취업하려 할 때 치명적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의사이며 의료법 전공자로 2000년 의사 총파업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총괄간사를 맡았고 의협 대변인도 지냈다.

권 교수는 “사직이 인정되더라도 현행 의료법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의료계 선배들이 해결해줄 것이란 생각은 잘못됐다. 의협 상근이사로 일하며 교육부로부터 고발당해 벌금형을 받았는데, 의협은 소송비용과 벌금을 내준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건의료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만큼 조만간 정부가 강경 조치에 나설 것 같다”며 “전공의들이 충분히 알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썼다”고 밝혔다. 또 “전공의들이 모두 강경한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 전체 움직임에 끌려가다 희생양이 되고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생길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4일까지 증원분 2000명을 배분하기 위해 전국 의대 40곳의 입학정원 수요조사를 시작했다. 대학 총장들은 대부분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내년도 증원 규모 총 2151~2847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의대 학장들은 최근 “지난해 수요조사 당시 교육 여건에 비해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를 제출했다”는 입장을 밝혀 학내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19~22일 전국 의대생의 61.1%인 1만1481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학교 측 설득 등으로 346명이 휴학을 철회하며 휴학계 제출 학생 수는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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