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6년 전 드라마에 등장한 사이다 발언이 재평가받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8년 방영된 JTBC 드라마 ‘라이프’의 한 장면이 올라왔다.
드라마는 종합병원의 행정과 이면에 있던 사회적 문제를 그렸다. 병원 의사들과 경영인의 첨예한 대립과 공생을 보여주는 장면 등이 담겼다.
화제가 된 건 지방의료원 활성화를 위해 몇몇 필수과를 지방으로 옮기려 하자 의사들이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려 하는 장면이다.
극 중 대학병원 사장으로 부임한 구승효(조승우)가 의료진들이 모인 강당에서 “아이고, 많이들 모이셨네. 그럼 지금 환자들은 누가?”라고 묻자 “필수인원 남겨 뒀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구승효는 “수술 얘기하자고 다 모이신 거 아니냐”고 물은 뒤 “무슨 수술 말씀이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아픈 곳 살리는 수술 말이다. 인종·종교·사회적 지위를 떠나서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노라 선서하신 우리 의사 선생님들께서 이제 우리 땅 소외된 곳을 몸소 가서 돕고 싶다고 해서 모였다고 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들은 “지방 의료원 활성화도 좋지만 갑자기 딱 지목해서 너, 너, 너, 너 짐 싸서 가”, “만약에 사장님더러 지방에 가라면 가시겠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구승효는 산부인과 과장에게 “최근에 읽은 기사 중에 진짜 내 눈을 믿을 수 없는 걸 봤다. 강원도에서 아이를 낳으면 중국에서 보다 산모가 더 많이 죽는다는 기사, 사실이냐”라고 물었다.
과장은 “사실이다. 그 점은 저희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했고 구승효는 “안타까워하시는구나. 거기 앉아서”라고 비꼬았다.
“이 세상 모든 의료 문제를 우리 손으로 풀 수 없는 거 아니냐. 사장님은 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구승효는 “그동안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냐. 서울 사람의 두 배가 넘는 엄마들이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어가고 있는데 여러분들 의사, 간호사이지 않냐. 여러분이 가면 그 사람들 안 죽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여기가 회사였다면 서울 팀은 없어지냐, 왜 우리가 가야 되냐. 이러고 있을 것 같냐. 벌써 지방 현지 가서 자기들 살 집 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일반 회사원하고 같냐”는 말에는 “그럼 뭐가 그렇게 다르냐”라고 되물었다.
해당 장면을 두고 누리꾼들은 “이런 현실 고발 드라마가 있는 줄은 몰랐다”, “현시점에 의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상 1위”,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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