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전공의 29일까지 미복귀땐 최소 3개월 면허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6일 17시 20분


정부가 집단 사직서를 내고 일주일째 병원을 이탈 중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에게 29일까지 복귀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의료 현장에 복귀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지만 거부할 경우 3개월 이상의 의사면허 정지 및 사법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지금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29일까지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가 전공의 복귀 시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건 사태 발생 후 처음이다. 복귀 시한을 29일로 정한 건 이달 말~다음 달 초 전임의(펠로)와 레지던트 3, 4년차 계약 만료 및 인턴 임용 거부 등이 이어질 경우 대형병원의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복귀자에 대해선 3월부터 최소 3개월의 면허 정지 처분과 관련 수사와 기소 등 사법절차가 불가피하다”며 “면허정지 처분을 받으면 해외 취업 등 이후 진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최후통첩에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면허정지 및 사법절차를 진행한다면 모든 의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대한민국 의료가 완전히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공의들도 “사태가 길어질수록 불리한 쪽은 정부”라며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류옥하다 전 가톨링중앙의료원(CMC) 인턴 비대위원장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백지화, 전공의에게 대한 사과가 없다면 아무도 안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2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1만34명(80.5%)이고, 그 중 9006명(72.3%)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 후 복귀율은 20% 이하”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이 아플 때 제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복지의 핵심이고 국가의 헌법상 책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물러서지 않고 원칙에 따라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응하겠다는 기조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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