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조작한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한 누리꾼의 아이디(ID)를 특정하고 신원 추적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6일 오전 국내 한 온라인 사이트 운영업체를 압수수색해 해당 영상을 올린 가입자의 정보 등을 확보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이는 ID를 확보했고, 당사자가 어떤 의도로 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할 것”이라며 “(ID의 주인이) 누군지 확정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수사 대상은 ‘윤석열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46초짜리 동영상이다. 해당 영상에는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며 “말로는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무능과 부패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을 절망에 몰아넣었다” 등의 발언을 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올 들어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달 초 국민의힘이 해당 영상을 올린 정체불명의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뒤 경찰은 게시물 확산을 막고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해당 영상의 삭제 및 차단을 요청했고, 방심위는 23일 영상 차단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4·10총선을 앞두고 조작 영상 유포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고 이번 사건을 비롯한 유사 범죄에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달 초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이미지 조작) 영상 등 조작 영상에 철저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딥페이크 영상을 활용한 선거운동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전면 금지됐다. 선거기간 중 본인의 당선이나 상대 후보의 낙선을 위해 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