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퇴근하다가 사고를 당했어도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정상규)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중 사고로 사망한 강모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시에서 공원 관리업무를 담당하던 강 씨는 2020년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보행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부딪혔다. 이 충돌로 강 씨는 뇌출혈을 일으켜 이튿날 사망했다. 그는 횡단보도 앞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일시 정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복지공단은 도로교통법을 어겨서 일어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유족급여 등을 주지 않았다.
유족이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지만 법원은 공단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강 씨가 업무로 인한 통증, 치료의 시급성으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는 범죄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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