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하고는 “할머니가 넘어져 다쳤다”고 신고했던 20대 손자가 범행을 자백한 가운데 그의 친누나도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나와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20대 A 씨를 지난 19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친누나인 20대 B 씨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부산 남부경찰서는 23일 존속살해 혐의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A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친누나 B 씨가 범행에 공모한 정황을 확인했다.
A 씨는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9일 오후 11시경 부산 남구에 위치한 70대 조모 C 씨 집에서 C 씨를 폭행하고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 씨는 “할머니가 넘어져서 다쳤다”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숨진 C 씨 몸에서 곳곳에 있는 멍 자국을 발견했고, 화장실 타일이 깨져있는 등 다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A 씨를 수상하게 여겼다.
경찰은 C 씨가 넘어져서 다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A 씨에게 사건 경위에 대해 추궁했고 결국 A 씨는 “할머니 잔소리 때문에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범행 당시 집에는 A 씨와 C 씨 단둘만 있었으며, 부검결과 C 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질식사였다.
경찰은 B 씨가 지적장애가 있는 남동생 A 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범행에 이르게 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남매는 범행 전 전화를 주고받으며 범행 계획 등을 논의하고 당일에도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추후 대질 조사를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공모 관계를 밝힐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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