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억 ‘먹튀’ 고깃집 사장 첫 재판…피해자 “잔고 3280원” 엄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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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4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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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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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을 운영하며 이웃의 신뢰를 얻은 뒤 약 339억원을 챙겨 잠적한 안 모 씨(66)에 대해 피해자들이 재판에서 엄벌을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권성수)는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안 씨 측 변호인은 혐의에 대해 “대체로 인정한다”면서 “피해 금액과 일부 기망한 사실에 대해선 부인한다”라고 밝혔다.

안 씨 측은 또한 편취금액 중 일부를 변제했다면서 피해자들의 계좌내역 조회를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무통장으로 보냈든 계좌로 보냈든 피해자들이 재투자해 변제 금액으로 볼 수 없다”면서 “양형을 다투기 위해 피해자 계좌내역 몇 년 치를 광범위하게 조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 기회를 얻은 피해자 김 모 씨는 “36년간 잠도 안 자고 일해서 모은 돈이라는 걸 안 씨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통장 잔고에 3280원만 남을 정도로 악랄하게 가져갔던 부분에 통곡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심 모 씨는 “피해자들 가정 파탄 나고 하루하루 어떻게 잠자는지도 모르고 숨 쉴 수가 없다”며 재판부에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다.

안 씨는 지난 2008년부터 15년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웃 소상공인, 자신이 고용한 식당 종업원 등 피해자 16명으로부터 약 339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수백억대 자산가 행세를 한 안 씨는 자신에게 투자하면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며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을 빌렸다. 안 씨는 원금과 월 2% 이자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피해자들의 노후 자금, 친지로부터 빌린 돈을 지속해서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범행 과정에서 고액의 이자를 주거나 고급 식당으로 데려가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자신이 수백억 원을 투자해 매월 수억 원의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피해자들을 속여 받은 돈은 딸의 계좌로 들어갔다.

그러나 안 씨가 지난해 3월 돌연 잠적하자 피해자들은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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