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잔인한 싸움 멈춰달라” 중증질환자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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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5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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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4.3.4/뉴스1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4.3.4/뉴스1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의료계는 환자들이 어떤 상황이 되었든 나몰라라 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고 정부가 준비한 대책이란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미봉책에 불과해 환자들의 고통과 피로도만 점점 치솟고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싸움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5일 ‘정부와 정치인 그리고 의료계는 편안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정부와 의료계의 첨예한 대립구도 속에 환자는 일말의 대책도 없이 가장 먼저 내팽개쳐지면서 중증 환자 가족들은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벌써 20여 일을 버텨 왔다”며 “이제 곧 환자 희생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는 이미 예정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일 언론에서 보여지고 있는 두 기관의 극한 대립은 우리 중증환자들과 가족에게는 오히려 극도의 스트레스만 가중하였고, 의료 현장에 남아 겨우 버티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시스템도 곧 완전히 마비될 거라는 조짐은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의료계의 힘겨루기 진검 승부를 언론에 보내는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국민과 환자를 위한다는 말은 이제 그만하라”며 “국민의 생명만은 어느 순간에도 정치적으로도, 어느 잘난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도 이용되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가 2020년 전공의 파업 때보다 더 두렵고 답답한 것은 단순한 의료공백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끝까지 지켜줄 의사가 앞으로는 양성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라며 △정부와 의료계는 무책임한 공방전은 즉각 멈추고 환자의 생명과 치료권을 우선 보장할 것 △정부와 의료계는 중증환자에게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지 말 것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는 모든 의료인은 지금 즉시 의료현장으로 복귀할 것 △정부는 즉각 의료계와 중증환자 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 소속인 한국췌장암환우회의 변인영 대표는 “정부는 제대로된 검증이나 대책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우리의 목숨을 담보로 대화가 아닌 강압으로 일관해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며 “강대강으로 치닫는 이 상황에 환우들은 생명을 구걸이라도 하고 싶은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아직 현장에 남아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있는 고귀한 분들의 곁으로 돌아가달라”며 “제발 우리의 목숨을 담보로 한 이 무모하고 잔인한 싸움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소속인 한국 중증아토피 연합회도 “정부와 의사가 강대강으로 치닫는 과정 속에서 환자들은 고통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멈추고 상호 소통하며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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