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치인 새끼 고양이를 두고 떠나지 못한 ‘이모 고양이’ 덕분에 죽어가던 고양이가 극적으로 생명을 구한 영상이 눈길을 끈다.
이 사연은 동물 관련 영상을 올리는 유튜브 채널 ‘수달쏭’ 에 최근 소개됐다. 설 연휴였던 지난달 11일 수달쏭은 동생과 마트에 가던 길에 도로 한 가운데 축 처져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인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는 몸집이 작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옆에는 성체 고양이 한 마리가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다.
수달쏭은 “아이고 아이고 어떡하냐. 치워주기라도 하자. 안 그러면 계속 차에 밟힐 것 같다”라며 차를 세웠다.
수달쏭 일행은 미동이 없는 새끼 고양이를 가까운 풀숲으로 옮겼다. 그러자 성체 고양이가 졸졸 따라와 계속 주변을 맴돌았다. 조금 더 풀숲으로 옮겨봐도 또 따라왔다.
수달쏭은 당초 새끼 고양이가 죽은 것으로 생각해 풀숲에 두고 가려 했으나 약하게 숨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고양이를 차마 두고 갈 수 없어 망설이는 사이, 돌연 성체 고양이가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둔 수달쏭의 차를 보더니 급히 차 옆으로 달려갔다.
이 모습이 이상했던 수달쏭은 “아픈 고양이를 빨리 차에 태워달라”는 뜻으로 인식하고, “일단 데려가서 죽은 뒤에 묻어주자”고 생각해 집으로 두 고양이를 데려왔다.
이후 새끼 고양이는 수달쏭 가족의 보살핌 속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함께 데려온 성체 고양이는 온전히 회복하지 않은 새끼 고양이를 정성스럽게 핥으며 보살폈다.
수달쏭은 ‘설이’와 ‘기적’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이때까지도 그는 두 고양이가 ‘어미와 새끼’ 사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절도죄로 신고당했다’는 경찰의 연락이었다.
수달쏭은 “얘네들은 주인이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황당하고 화가 났었지만 직접 통화하고 서로 오해를 풀었다”며 “행여 우리 차가 사고 낸 거 아닐까 하는 작은 오해조차 없게 하기 위해 블랙박스 영상도 보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알게 된 반전은 두 고양이가 ‘어미와 새끼’ 관계가 아닌 ‘이모와 조카’ 사이였다는 사실이다. 원 주인의 집엔 진짜 어미와 형제들이 살고 있었다.
수달쏭은 “이모가 ‘공동육아’를 해서 어미의 행동을 보였던 것”이라며 “설이와 기적이 덕분에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후기를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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