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방의회 의정활동비 줄줄이 인상… “내실부터 다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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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의원, 월 200만원으로 올리기로
기초의회도 119∼150만원으로 인상
“20년간 동결, 현실화할 필요있지만
활동 평가기준 마련 등 자정 노력을”

이달 8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회에서 제293회 임시회 5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이달 8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회에서 제293회 임시회 5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지난해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비를 인상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인천 지방의회들이 곧바로 인상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20년간 동결된 의정활동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도, 의정 활동의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돼 올해부터 광역의원 의정활동비는 기존 월 최대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기초의원 의정활동비는 기존 월 최대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비 지급 범위가 인상된 건 2003년 이후 20년 만이다. 의정활동비는 의원들의 의정자료 수집과 원활한 의정 연구를 돕기 위해 지급되는 비용으로, 의원들은 월급 개념으로 이 의정활동비와 함께 월정수당을 받는다.

이에 인천시는 인천시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비를 인상 최대치인 월 200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의원들은 연간 600만 원의 의정활동비를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인천 기초의회도 줄줄이 의정활동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강화군과 옹진군, 중구, 동구의회는 인상할 수 있는 최대치인 월 150만 원으로, 미추홀구의회는 월 14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연수구와 계양구, 서구의회는 월 130만 원으로, 부평구는 월 119만 원으로 의정활동비를 올리는 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방의회 역할이 시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과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된 상황이라 의정활동비 인상에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실제 남동구는 이 같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 구의원들의 의정활동비를 2026년까지 기존 월 110만 원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남동구는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월 110만 원 동결’이 적정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52.6%로 가장 많았다. ‘월 120만 원 이하’가 15.2%, ‘월 150만 원 이하’가 14%로 뒤를 이었다. 최근 인천시의원 의정활동비 결정을 위해 열린 주민 공청회에서도 의원들의 의정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20년간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때 동결돼 있던 의정활동비를 올리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지방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국민 기대에 맞게 현실화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걸 의정에 반영하고, 스스로 자신들의 의정 활동을 평가하는 일종의 자성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시의회 관계자는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도 의정비 인상을 논의하며 의원 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인천시와 협의해 어떤 기준을 정할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지방의회 활동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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