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공사 ‘에너지 허브 사업’
3개 부두 하반기 가동 시작으로
2026년까지 7개 선석 준공 구상
상반기엔 LNG 벙커링 법인 설립… 메탄올 벙커링 활성화 속도 내기로
울산항만공사(UPA)가 울산항을 국제적인 친환경 연료 공급 선도 항만으로 입지를 다진다. 세계적인 액체화물 중심항으로 성장한 여세를 몰아 LNG, 메탄올, 수소, 풍력 등을 다루는 친환경 에너지 특화 항만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UPA는 12일 ‘친환경 에너지 특화 항만으로의 도약’을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실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항은 1963년 9월 25일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했다. 1970년대 자동차·조선 산업이 집적되면서 산업항으로 도약했고, 1980년대 이후에는 상업항 기능까지 겸비한 종합 항만으로 발전했다. 2007년에는 UPA 출범과 함께 민간 자율운영 체제로 전환된 뒤 동북아 액체물류 중심 항만으로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지난해 울산항 전체 물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액체화물 물동량은 1억5600만 t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싱가포르 등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처로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항만 시장의 판도는 바뀌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추기 위해 친환경 연료 추진선 발주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항만만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UPA는 ‘에너지 허브’ 사업이 국제 에너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추진 중이다. 1단계는 UPA가 1조6000억 원을 들여 7개 선석을 2026년까지 준공하는 사업이다. 이 중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오일 부두 등 3개 부두가 올 하반기 상업 운영에 들어간다. UPA는 1단계의 수요 창출을 위해 터미널 시운전 지원, 항만 시설 점검, 공정 모니터링 등 행정 지원을 지속한다. 상반기(1∼6월) 중에는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LNG 벙커링 선박 건조 계약 체결을 추진한다.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로 이어지는 글로벌 벙커링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노력도 연중 이뤄진다. 900억여 원을 투입한 북신항 액체부두 1선석을 상반기 준공하고, 하반기에는 상부 사업자 선정을 할 예정이다.
남신항에는 UPA 주도형 수소터미널과 에너지 허브 2단계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고, 해상풍력사업 지원 부두 개발 계획과 운영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친환경 선박 연료를 공급하는 기능 강화도 꾀한다. UPA는 지난해 7월 울산항에서 친환경 연료인 그린 메탄올과 바이오디젤을 PTS(육상 대 선박·Pipe to Ship) 방식으로 컨테이너 선박에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PTS 방식은 육지에 설치된 LNG 터미널이나 해상에 설치된 해상 부유선 등에서 파이프를 통해 연료를 주입한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연료를 주입하는 선박이 초대형 선박(1만 TEU급 이상)에 메탄올 연료를 공급하는 STS(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벙커링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해양수산부가 최근 울산항을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항만’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UPA는 STS 메탄올 벙커링 활성화를 위해 해수부, 한국해운조합과 함께 표준 작업 절차를 마련해 안전성을 높인다.
김재균 UPA 사장은 “울산항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규제 해소와 다양한 실증 사업 등을 통해 국내를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거점 항만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