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80% 참여 진천 상신초 현장
학교선 보드게임 등 예체능 교육
커뮤니티센터 활용해 ‘마을돌봄’
학부모 “안심하고 보내, 이용 늘릴것”
“아보카도는 아빠 손톱만큼 자르세요.” “네!”
12일 오후 2시 반 충북 진천군 상신초교 2층. ‘늘봄 6반’ 교실에서 정규 수업을 마친 1학년 학생 10명이 앞치마를 두른 채 ‘나는야 환경요리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교실 바닥이 온돌이다 보니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실내에는 온기가 돌았다. 옆반에선 창의미술 수업이 한창이었다. 늘봄 강사가 전자칠판에 띄운 피카소 그림을 보면서 학생들은 각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렸다. 서로 그림을 자랑하면서 깔깔 웃기도 했다.
● 상신초 1학년 80% 이상 늘봄 참여
맞벌이 부모 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늘봄학교는 학교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초등학생을 돌봐주는 제도다. 올해는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되는데 1학기에는 2741곳에서 시범 실시되고 2학기에는 전국 6175곳의 모든 초교로 확대된다.
상신초의 경우 이달 11일부터 늘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전교생 1293명으로 지역에서 규모가 큰 편인데 초1 학생 224명 중 180명, 80.4%가 늘봄 참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상 학생이 많다 보니 늘봄 프로그램도 보드 게임, 창의 미술, 한글놀이 등으로 다양했다.
프로그램 중에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것도 있었다. 상신초와 진천교육지원청이 함께 학교 인근 아파트 커뮤니티센터를 활용한 ‘마을돌봄’을 오후 2∼6시 운영하는 것이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충북혁신도시 내 거점형 늘봄학교를 구축해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지역 사회 도서관과 체육시설 등을 활용한 ‘늘봄 타운’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상신초를 찾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앞치마를 두르고 학생들과 함께 양배추와 계란 등을 활용한 샐러드를 만들었다. 신체 놀이 ‘함께해유’ 프로그램에서 학생들과 익살스러운 춤을 추기도 했다.
● 학부모들 “학교 울타리 안에 있으니 안심”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전국 시범학교에서 초1 학생 약 12만8000명이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전체 학생 중 이용 비율이 70.2%에 달한다. 교육부는 이 비율이 유지될 경우 2학기에는 초1 학생 약 24만4000명이 늘봄학교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이 부총리가 교사 및 학부모와 가진 차담회에선 늘봄학교 도입 전 가졌던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학부모는 “늘봄학교에서 공부만 시킬까 봐 걱정했는데 아이가 ‘재미있게 놀고 왔다’고 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화, 수, 목요일 1시간씩만 늘봄학교를 이용 중인데 앞으로 이용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늘릴 것”이라며 “학교 울타리 안에 있으니 안심이 된다”고 했다.
상신초의 1학년 교사는 “시행 전에는 교사 업무 공간이 줄거나 교실 뒷정리 등 업무가 늘어날까 봐 걱정했는데 교육부에서 해당 부분을 지원해 줘 빠르게 정착 중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부총리는 “늘봄학교는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해 어렵더라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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