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당선 무효시 선거보전금 반환’ 공직선거법 조항 합헌 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4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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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이 무효가 됐을 때 선거보전금을 반환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박경철 전 익산시장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 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8 대 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박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2015년 10월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익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박 전 시장이 돌려받은 기탁금 1000만 원과 보전받은 선거비용 1억114만 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당선 무효된 자는 반환·보전받은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이를 거부하며 2021년 10월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재산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선거 관련 비용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부담한다는 선거공영제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였다.

헌재는 다수의견을 통해 “일정한 정도 이상의 선거범죄를 저지른 당선자에게 제재를 가함으로써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박 전 시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이은애 헌재 재판관은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재산형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초래한다”며 기탁금 반환 부분은 위헌이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낙선한 사람도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선거보전금을 반환토록 하고 있다. 2022년 대선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다만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당선 무효자의 반환 조항에 대해서만 판단했을 뿐 낙선자의 반환 여부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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