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듯 달리다 “납치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한 중국인이 구속됐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마약을 투약해 환각 상태였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7일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 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청이 13일 유튜브에 공개한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A 씨는 대낮 골목길에서 큰길 쪽으로 달려 나오더니 그대로 아스팔트 바닥에 고꾸라졌다.
넘어지면서 다치고 신발까지 벗겨졌지만 신발 한 짝은 그대로 버려둔 채 절뚝거리며 도망쳤다. 그는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듯 계속 뒤를 돌아보며 필사적으로 뛰었다.
남성이 찾아간 곳은 인근의 주민센터였다. 이곳에서 그는 “납치당했다. 신고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주민센터 직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도착하자, A 씨는 순찰차를 보고 놀라며 또다시 도망쳤다.
주민센터를 뛰쳐나온 남성은 인근 어린이집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확인 결과 A 씨는 환각 상태였다. 이 남성은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집안 곳곳에서는 주사기 5개와 마약 등 필로폰 투약 흔적이 발견됐다. 간이 마약 시약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A 씨는 불법 체류하며 일용직으로 일하던 중국인이었다.
경찰은 A 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구속하고, 마약 공급책을 쫓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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